번개는 거대한 정전기 방전
번개는 구름 속에 쌓인 전기가 한꺼번에 흘러가는 현상입니다. 높이 솟은 적란운 안에서는 강한 상승 기류를 따라 얼음 알갱이와 싸락우박이 오르내리며 서로 부딪히고, 그 과정에서 전하가 나뉩니다. 대체로 가벼운 얼음 결정이 양전하를 띠고 구름 위쪽으로, 무거운 싸락우박이 음전하를 띠고 아래쪽으로 모입니다. 전하 차이가 공기가 버틸 수 있는 한계를 넘으면 공기를 뚫고 전류가 흐르는데, 이것이 번개입니다. 번개의 상당수는 구름 안이나 구름과 구름 사이에서 치고, 땅까지 내려오는 낙뢰는 그중 일부입니다.
천둥은 공기가 터지는 소리
번개가 지나가는 통로의 공기는 아주 짧은 순간에 수만 도까지 달궈집니다. 갑자기 뜨거워진 공기는 폭발하듯 팽창하며 주변 공기를 세게 밀어내고, 이 충격이 소리가 되어 퍼져 나가는 것이 천둥입니다. 가까이 떨어진 번개는 날카롭게 찢어지는 소리를 내지만, 먼 번개의 천둥은 낮게 우르릉거리며 오래 이어집니다. 번개 통로는 길이가 수 킬로미터에 이르기 때문에 통로의 각 부분에서 나온 소리가 서로 다른 시각에 도착하고, 산이나 건물에 부딪혀 돌아온 메아리까지 겹치기 때문입니다.
빛은 바로, 소리는 천천히
번개와 천둥은 같은 순간에 생기지만 우리에게 닿는 시간은 크게 다릅니다. 빛은 초속 약 30만 킬로미터로 움직여 몇 킬로미터 떨어진 번개의 빛은 사실상 그 순간에 눈에 들어옵니다. 반면 소리는 공기 중에서 초속 약 340미터로 퍼집니다. 이 값은 기온에 따라 달라져 따뜻할수록 조금 빨라지고 추울수록 느려지지만, 일상적인 기온에서는 340미터 안팎으로 보면 충분합니다. 소리가 1킬로미터를 가는 데 약 3초가 걸리니, 번쩍인 뒤 천둥이 늦게 들릴수록 번개는 멀리서 친 것입니다.
초를 세어 거리 가늠하기
번쩍임과 천둥 사이의 시간을 재면 낙뢰까지의 거리를 어림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9초가 걸렸다면 약 3킬로미터, 3초라면 약 1킬로미터 떨어진 곳입니다. 마일을 쓰는 나라에서는 5로 나누는 방식을 씁니다. 다만 소리를 알아챈 순간과 세기 시작한 순간에 반응이 늦어지니 대략적인 값으로만 받아들이세요.
- 번쩍이는 순간 초를 세기 시작한다
- 천둥소리가 처음 들리는 순간 멈춘다
- 센 초를 3으로 나누면 대략 몇 킬로미터인지 나온다
- 몇 번 반복해 초가 줄어들면 폭풍이 다가오는 중이다
멀어 보여도 안전하지 않은 이유
거리를 잴 수 있다고 해서 멀면 괜찮다는 뜻은 아닙니다. 낙뢰는 폭풍의 중심에서 10킬로미터 넘게 떨어진 곳에 떨어지기도 하고, 머리 위 하늘이 아직 맑아 보일 때 치기도 합니다. 그래서 기상 당국과 안전 기관은 계산 결과와 상관없이 천둥이 들리면 이미 낙뢰가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다고 보고 바로 안전한 곳으로 옮기라고 안내합니다. 비가 그치고 하늘이 밝아져도 폭풍의 꼬리에서 번개가 칠 수 있으니, 마지막 천둥이 들린 뒤 30분 정도 지나고 나서 밖으로 나오는 것이 좋습니다.
피할 곳과 피해야 할 곳
가장 안전한 곳은 전기 배선과 수도관이 들어와 있는 튼튼한 건물 안입니다. 벽이 없는 정자나 버스 정류장 가림막, 텐트는 비는 막아도 번개는 막지 못합니다. 지붕까지 금속으로 된 자동차 안도 비교적 안전한데, 고무 타이어 때문이 아니라 금속 차체가 전류를 바깥쪽으로 흘려보내기 때문입니다. 창문을 닫고 금속 부분에 손을 대지 않습니다.
- 넓은 들판·운동장·골프장 한가운데
- 산 정상과 능선, 높은 바위 위
- 홀로 서 있는 큰 나무 아래
- 바다·강·수영장 등 물속과 물가
- 철조망·금속 울타리·철탑 근처
실내에서도 조심할 것
건물 안이 안전한 이유는 낙뢰의 전류가 배선과 배관을 따라 땅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그 배선과 배관에 몸이 닿아 있으면 전류가 지나갈 수 있습니다. 천둥이 치는 동안에는 유선 전화나 콘센트에 꽂힌 채 쓰는 전자기기를 만지지 말고, 샤워나 설거지처럼 수도를 쓰는 일도 잠시 미룹니다. 창문과 문가에서 떨어지고, 콘크리트 벽에 기대거나 콘크리트 바닥에 눕지 않습니다. 컴퓨터 같은 기기를 지키고 싶다면 폭풍이 오기 전에 미리 플러그를 뽑아 두고, 천둥이 치는 중에는 뽑으려고 만지지 않습니다.
밖에서 갇혔을 때와 응급 대처
야외에는 완전히 안전한 자세나 장소가 없습니다. 건물이나 차로 갈 수 없다면 높은 곳에서 내려오고, 홀로 선 나무와 물가를 벗어나며, 여럿이라면 서로 떨어져 한 번에 여러 명이 다치지 않게 합니다. 번개에 맞은 사람의 몸에는 전기가 남아 있지 않으니 바로 다가가 도와도 됩니다. 즉시 119에 신고하고, 숨을 쉬지 않거나 반응이 없으면 심폐소생술을 시작합니다. 낙뢰 사고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심장이 멈추는 것이어서 빠른 처치가 생명을 좌우합니다. 산행이나 캠핑 전에는 기상청의 낙뢰·뇌우 예보를 확인하고, 경보가 있으면 일정을 바꾸는 편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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